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인 박홍표 신부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전용기에 추락하는 모습의 사진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됐던 박주환 신부를 두둔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해당 사진에 대해 “극단적인 패러디일 뿐”이라고 변호하며 “사제가 신의 얘기만 하고 사회의 부조리는 비판하면 안 되는가”라고 말했다.
박홍표 신부는 15일 페이스북에서 “박주환 신부, 그는 나와 한 건물에서 오랫동안 함께 먹고 잔 적이 있었다”며 “그때부터 시국 얘기를 나누며 눈빛만 봐도 형하고 아우 부르며 사랑했다. 의기투합한 우리는 도원결의했다”고 박주환 신부와의 인연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숙청당한 기분이다. 얼마나 가슴 아플까. 교회가 그를 내팽개치고 자기들의 안일과 신자 안전에만 신경 쓰다니 참담하다”며 “구약(성경)의 예언자들은 타락한 왕들에게 아주 가혹한 비판을 했다. 그런 분이 있어 그래도 교회가 깨시민(깨어 있는 시민)의 사랑을 받지 않는가”라고 했다.
박주환 신부가 올린 사진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패러디’라고 변호했다. 박홍표 신부는 “(박주환 신부의) 유머러스하고 착한 성품으로 봐서 그의 패러디는 비행기가 떨어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가 떨어져 죽으라는 건 아니다. 숱한 생명이 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단지 윤 대통령 부부의 회개를 촉구하기 위해 극단적인 패러디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박주환 신부)의 사상 중심은 예수님 말씀대로 ‘아무리 내가 너희에게 경고해도 회개하지 않으면 너희도 그렇게 된다’는 것”이라며 “일종의 역설적인 기도 탄원 형식”이라고 했다.

박주환 신부의 정직 처분에 대해서도 박홍표 신부는 “바른말 하는데 정직이라니”라며 “어느 사제가 교회를 믿고 목숨을 바칠까. 쳐내는 교회에서 무슨 애정을 느낄까”라고 비판했다.
탄원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그는 “대전교구 원로 사제단은 박주환 신부를 지켜줘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권력의 압력에 굴했다면 아주 심각한 문제”라며 “촛불과 사제단과 깨어 있는 신자가 지켜줘야 한다. 그의 신념과 포효를 인정하고 믿는다. 교회가 양심적인, 무서운 목소리를 알아들어야 한다”며 탄원서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천주교 대전교구는 박주환 신부를 정직 처리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종수 천주교 대전교구장은 “박주환 신부가 언급한 부적절한 언행과 관련해 많은 분이 받았을 상처와 충격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교구 소속 박주환 신부에 대해 성무 집행정지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성무 집행정지를 받은 성직자는 미사나 고해성사 집전 등 사제의 권한과 임무를 박탈당한다. 박주환 신부는 신부 자격 자체를 박탈당하는 ‘면직’은 피했다.
김 교구장은 “박주환 신부가 무릎을 꿇고 교회와 국민들께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며 “이후 박 신부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며 보다 단호한 결정을 내리겠다. 다시 한번 교구민들과 신자분들, 모든 국민께 거듭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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