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번화가에서 13일(현지시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사망하고 81명이 다쳤다. 터키 정부는 폭탄을 설치한 인물을 비롯해 용의자 22명을 체포하고 “이번 테러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탄불 번화가인 이스티크랄에서 이날 오후 4시쯤 폭탄이 폭발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목격자 세말 데니치는 AFP통신에 “갑자기 폭발음이 났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시신 3~4구를 봤다”며 “시민들은 공포에 질려 달아났고 검은 연기가 솟았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번 폭발 사고의 배후로 PKK를 지목했다. 술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은 “폭탄을 설치한 인물과 이번 공격에 연루된 21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며 “공격 지시는 PKK로부터 내려왔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일요일 번화가에서 비열하고 사악한 공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PKK는 튀르키예 남부와 이라크 북부 등에 걸쳐 사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로 1970년대부터 폭탄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지칭하고 자국 안보의 최대 위협 세력으로 본다. 유럽연합(EU)과 미국도 PKK를 테러 조직으로 분류한다. 로이터통신은 “PKK의 튀르키예에 대한 반정부 활동으로 지금까지 4만명 이상이 희생됐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핵심 테러범이 여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베키르 보즈다그 법무장관은 “한 여성이 40분 넘게 벤치에 앉아 있다가 일어났고 1~2분 이후 폭발이 발생했다”며 “현재 공격자로 추정되는 여성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정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사회는 이번 테러를 즉각 규탄했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동맹국인 튀르키예와 함께 테러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튀르키예의 고통을 이해한다. 테러와의 싸움에서 튀르키예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