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들 가운데 누구 하나 진심 어린 사과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무능한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슬퍼할 줄 모르는 정부, 그리고 미안해할 줄 모르는 정부는 감당하기 참 괴롭다”며 이처럼 지적했다.
이어 전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브리핑에서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고 발언한 것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한겨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영혼 없는 사과는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언급했다.
고 최고위원은 “‘영혼 없는 사과는 하지 않겠다’, ‘우리가 주최한 행사는 아니다’, ‘그 정도로 많은 인파가 아니지 않으냐’ 이런 말만 내뱉고 있다”고 질타했다.
고 최고위원은 “지금은 사고수습이 우선이지만, 사고 원인을 밝혀내야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큰 축제임에도 서울시에서는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용산구에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고 고 최고위원은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상황실 운영이나 안전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오히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에서 관련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치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시켰을 법도 한데 이것 또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오히려 서울시 관계자는 ‘위험요소가 있어야 무정차를 시킬 수 있다. 단순히 사람이 많다는 것만으로는 무정차를 시킬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본인들이 주최하지 않은 행사였기 때문에’라는 것은 핑계가 될 수 없다”며 “2016년 촛불집회도 위험 요소 없었고 서울시가 주관한 행사도 아니었지만, 당시 지하철 무정차 조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용산구에 대해서도 “코로나 방역과 마약 사건에 대한 점검은 있었지만, 안전 대책은 논의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이전에는 차량통행을 금지해 인파를 분산했는데 이번에 왜 안 했는지, 이것 역시 안전대책을 논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비책 또한 마련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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