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영통구 지역 맘카페에서 ‘초등학생을 유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다행히 사실무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영통지역 맘카페에는 ‘수원에서 초등학생 유괴 시도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아울러 지난 24일 한 초등학교 학부모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긴급공지도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공지에는 “수원시 일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 대한 유괴 시도가 있었다. ‘엄마가 다쳐서 입원해 있으니 같이 가자’는 식이라고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지에는 또 “가정에서도 낯선 사람의 부탁을 듣지 않고 따라가지 않기를 지도해 달라. 부모님이 다치거나 입원할 경우 직접 전화한다고 꼭 말씀해달라”는 당부도 담겼다.
지역 맘카페에는 해당 공지가 캡처된 이미지로 퍼졌다. 또 맘카페에는 유괴를 시도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내용의 게시물도 올라왔다. 맘카페 회원들은 댓글을 통해 불안감을 호소했다.
특히 저학년을 둔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들이 걱정을 쏟아냈다. “맞벌이라 등·하교 혼자 하는데 무섭다” “아직 저학년인데 걱정이다” “해가 짧아져서 더 위험하다” 등의 우려가 빗발쳤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긴급방송을 내보냈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그러나 실제 유괴 시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후 해당 맘카페에는 수원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과장 명의의 공문이 올라왔다. 공문에는 관련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아동안전지킴이, 학부모폴리스, 등하굣길 순찰 활동 강화 등 학생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다행이라며 안도했지만 일각에선 석연치 않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들은 “소문이라니 다행이지만 왠지 개운하지가 않다”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게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아이들한테 접근한 어른이 없었다는 건지, 아니면 있는데 범행 정황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건지 헷갈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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