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에서 알게 된 남성의 돈 193만원을 가로채기 위해 살해하고 불까지 지른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현배)는 강도살인과 현존건조물방화,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31)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울산시 남구 지인 B씨의 집에서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든 양주를 먹인 뒤 B씨가 잠들자 이불로 숨을 쉬지 못하게 살해하고, 방에 불을 질러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2020년 구치소에서 함께 수감됐다 알게된 사이로, 출소 후에도 친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다 A씨는 B씨의 계좌에 200만원 정도의 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몰래 자신의 여자친구 계좌로 193만원을 빼돌렸다.
이후 이를 알게 된 B씨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고, A씨는 돈을 되돌려 줄 것처럼 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를 살해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16차례에 걸쳐 115만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고, 피해자 명의로 154만원의 단기대출을 받기도 했다. 또 B씨가 화재로 숨진 것처럼 꾸미기 위해 방안에 불을 질러 시신까지 훼손했다.
재판부는 ”구치소에서 훔친 향정신성의약품을 피해자에게 먹여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까지 질렀다“며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과 누범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종합하면 그에 상응하는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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