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통해 찾아온 의뢰인에게 변호사인 척 상담하고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법무법인 직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민수연 판사는 최근 변호사법 위반·사기·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울의 한 법무법인 실장인 A씨는 2018년 말 ‘로톡’에 상담 질문이 올라오자 대표변호사 명의로 답변하는 등 변호사처럼 행동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질문을 올린 의뢰인이 사무실을 방문하자 A씨는 해당 법무법인의 ‘실장 변호사’라고 적힌 명함을 내밀며 법률상담을 이어갔고, 실제로 변호사를 보조하며 소송을 진행하고 수임료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다른 의뢰인에게 자신을 ‘검사 출신 변호사’라고 소개하고 상담을 진행하다가 부모의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인 것처럼 행세해서 돈을 받은 바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법률사무소 직원으로서 업무를 처리했고 실질적으로 사건 처리가 이뤄졌으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 판사는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 판사는 로톡에 질문을 올린 의뢰인이 법무법인에 전화해 변호사를 바꿔 달라고 하자 A씨가 ‘제가 변호사’라고 응대했고, 사무실에서도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한 점이 인정된다고 봤다.
또 의뢰인들이 A씨를 지속해서 ‘변호사님’으로 부르는데도 A씨가 이를 바로잡지 않은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민 판사는 “피고인은 변호사를 사칭하고 피해자로부터 돈을 편취하는 과정에서 실제 진행되지도 않는 소송들을 진행한 것처럼 각종 공문서를 위조했다”며 “범행이 계획적이고 지능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변호사법을 위반해 본인 또는 제3자가 받은 돈이 2000만원을 상회하고, 사기 피해액 또한 1억원을 상회하며 피해액이 회복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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