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의 집무실에 2억원을 호가하는 명품 샌드백이 포착됐다. 전쟁으로 인한 국민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명품을 통해 부를 과시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5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매체 ‘넥스타(NEXTA)’는 “카디로프의 집무실에서 ‘루이비통 펀칭백(샌드백) 컬렉션’이 발견됐다”며 “이 컬렉션의 가격은 약 17만5000달러(한화 2억4000만원)이고 25개 한정판으로 생산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카디로프 집무실 모습이 담겨 있다. 트로피 등 여러 금붙이가 전시된 왼쪽 구석에는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패턴이 선명하게 보이는 샌드백과 트렁크, 권투 글로브 보관 세트가 세워져 있다.
해당 샌드백은 2014년 카를 라거펠트가 디자인해 25개 한정판으로 출시한 ‘루이비통 펀칭백’으로 추정된다.
카디로프는 2004년 피살된 부친의 뒤를 이어 2007년부터 러시아 내 이슬람 자치공화국 체첸을 통치해 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대가로 자치공화국 내에서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번 전쟁에서도 푸틴을 향한 충성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때 체첸 내 국가근위대 부대를 파견해 러시아를 지원하기도 했다.
카디로프가 체첸 자치공화국 국민들이 겪는 경제난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명품을 사들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카디로프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에도 약 200만원대 ‘프라다 전투화’를 신고 등장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카디로프는 체첸의 열악한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명품에 대한 욕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카디로프는 최근 러시아 군부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계급에 해당하는 상장을 받아 지난 3월 말 중장 진급 이후 6개월 만에 초고속 승진을 이뤄냈다. 상장은 서방권 군대의 중장인 3성 장군과 대장인 4성 장군 사이 정도의 계급으로 간주된다.
이는 카디로프가 “미성년자인 10대 세 아들(16세, 15세, 14세)을 곧 전장에 보낼 것”이라면서 아들들의 무기 사용훈련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푸틴 대통령의 환심을 산 영향이라는 풀이도 나왔다.
그는 지난 5일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내게 상장 계급을 수여했다. 개인적으로 통보하고 축하도 해줬다. 아주 큰 영광”이라며 자신의 진급 사실을 알렸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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