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좀”…호기심에 마약 손댄 그녀, 1년 만에 폐인 됐다

마약사범 올 상반기 8575명 검거
텔레그램이 주요 마약 거래 통로
“반드시 검거된다, 호기심에라도 금물”


20대 초반 여성 A씨는 최근 인천 참사랑병원을 찾아 마약 중독 문제를 상담했다. 앞서 그는 치료 받기로 마음 먹은 후에도 두 번이나 도망친 적이 있다. 도망쳤다 다시 치료 받기로 결심하길 반복하는 사이 A씨는 더 센 마약을 찾았다.

시작은 호기심이었다. 텔레그램을 통해 처음 대마를 접한 순간이 늪으로의 첫 걸음이었다. 그리고 처음 손을 댄 지 1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비롯한 온갖 종류의 마약을 접했다. 최진묵 참사랑병원 중독상담실장은 3일 “(A씨는) 호기심에 시작한 마약으로 1년 만에 병동에 입원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사회 뒷그늘에서 은밀하게 도사리던 마약의 유혹이 점차 대범해지고 있다. 주부와 학생부터 회사원, 택시기사 등도 마약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 1~6월 검거된 국내 마약류 사범은 8575명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3.4% 증가했다. 적발되지 않은 ‘암수 비율’까지 고려할 때 실제 마약 사범은 최소 8만명에 이를 것으로 검찰은 추산한다.

마약이 일상에 파고든 건 텔레그램 같은 폐쇄형 메신저 영향이 절대적이다. 텔레그램에선 종류별 마약을 뜻하는 은어만 알면 쉽게 검색하고 구할 수 있다. “‘아이스’를 구매한다”고 하면 가상화폐로 거래할 수 있는 좌표를 찍어주는 식이다. 기존 거래에 성공한 사람에게는 비밀 채팅방을 통해 더 강한 종류의 마약을 권하기도 한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텔레그램을 통로로 거래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거래 당사자간 얼굴을 보지 않는 ‘던지기’ 수법이 90%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로부터 제출받은 마약류 불법 유통·판매 점검 결과(4~8월)에 따르면 마약 불법 유통·판매의 72.8%(1419건)가 텔레그으로 거래됐다. 이어 카카오톡 10.7%(210건), 라인 4.1%(80건), 홈페이지 2.1%(42건) 순이었다.

이한덕 마약퇴치중독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상담할 때 ‘마약 구하기 어렵지 않았냐’고 물어보면, ‘어렵다’고 답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초범이더라도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쉽게 연결되기 때문에 호기심만으로도 손을 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럽에서 마약을 권유받는 등 마약이 일종의 놀이 문화처럼 번지는 것도 문제다. 초콜릿이나 믹스커피로 마약을 은폐하기도 한다. 20대 B씨는 2020년 7월 클럽에서 알게 된 남성으로부터 ‘엑스터시’를 권유 받았다. 이후 남자친구와 121만원에 엑스터시 5정을 건네 받아 경기도 안산에서 함께 투약했다. 엑스터시 판매책은 두 사람에게 필로폰 판매책도 소개해줬고, 결국 필로폰까지 손을 댄 이들은 같은 해 9월 단체로 ‘필로폰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아무리 텔레그램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를 해도 마약을 투약하면 반드시 검거된다”며 “호기심에라도 절대 손을 대서는 안되는 범죄”라고 말했다.

양한주 박민지 신지호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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