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 한복판에서 동양인 혐오 범죄가 벌어졌다. 한 행인이 동양인 여성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며 후추 스프레이를 분사하고 도주해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그래픽 디자이너 니콜 청(24)은 일행 3명과 함께 지난 11일 오후 6시쯤 맨해튼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당시 청은 일행이 가방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고 길모퉁이에 잠시 서 있었다. 이때 이들의 옆에 있던 한 여성이 청 일행을 향해 돌아보더니 “나를 괴롭히는 거냐”고 말했다.
청 일행은 “당신을 괴롭히는게 아니라 길을 보고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여성은 “날 괴롭히려고 하는 걸 안다”며 따졌다. 이에 청 일행 중 한 명은 “미안하다. 당신의 자리를 침범했다면 우리가 떠나겠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청 일행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내뱉으며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심지어 이 여성은 당시 상황을 녹화하던 청 일행의 휴대폰을 치며 위협했다. 그리고는 청 일행에게 다가가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린 뒤 현장을 떠났다.
청은 눈에 물을 뿌려 스프레이를 씻었지만 극심한 고통을 느꼈고 30분 동안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여전히 통증이 지속돼 병원 치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랐다는 청은 “이곳은 편안해야 하는 내 집”이라며 “스프레이를 맞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부 미국인들이) 동양인에 대한 증오를 내뿜고 있다”며 “도시에서도 혼자서는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뉴욕 경찰 증오 범죄 수사팀은 해당 사건 수사에 나선 상태다. 경찰은 50대로 추정되는 이 여성의 인상착의를 공개하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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