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일 ‘교육 수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2018년 10월 2일 취임해 3년 7개월(1316일)만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역대 최장수 교육 수장’ 타이틀을 갖게 됐다. 교육부 직원들은 지난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와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라는 두 차례 불출마 결단을 통해 교육 현장을 지킨 ‘정치인 유은혜’를 박수 속에 배웅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교육부의 모든 직원들 덕분에 긴 재직 기간 국정과제 추진에 매진할 수 있었고 코로나 위기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대한민국 교육현장 곳곳을 지켜주시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 교육청, 대학, 각종 기관의 모든 교육 구성원 여러분이 적극 협조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미래를 열어가는 교육’ 두 가지 정책 방향을 염두에 두며 일했다고 말했다.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을 위해 고교 무상교육을 완성했고 대학입학금을 폐지했으며 국·공립 유치원 확충과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를 열어가는 교육 부분에서는 고교학점제와 이와 관련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2022 개정 교육과정 등을 언급했다. 그는 “차기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보니 고교학점제 보완 추진을 비롯해 미래 수요에 맞는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직원 여러분이 세부사항을 세심하고 철저하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쉬웠던 부분으로는 대입 공정성을 꼽았다. 그는 교육부가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노력했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불공정하다 느끼고 계셔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고 학생들에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대입 공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별도의 공식 기구에서 대입과 연구 윤리를 직접 조사 혹은 수사해 발본색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대입 공정성을 조사하는 별도 기구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 담겼다.
다음으로 부족했던 점으로는 사교육비 부담 증가를 언급했다. 그는 “사교육비 증가와 코로나로 더욱 심화된 기초학력 결손 문제는 교육부에서 구체적인 해법을 찾아주시길 그리고 세심하게 지원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임사 말미에 “코로나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월부터 본격적인 학교의 일상회복에 들어갔지만 정부 부처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임식장은 교육부 직원 200여명이 자리해 최장수 부총리의 마지막 발언을 경청했다. 교육부 직원들은 이임식 이후 교육부 청사를 나가는 유 부총리에게 ‘앞으로 꽃길 걸으라’는 의미를 담아 꽃 한 송이씩을 선물했다. 한 교육부 직원은 “십수년을 근무했지만 이렇게 이임하는 부총리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교육부 직원은 “2020년 4월 총선에서는 그동안 공들인 지역구를 내주고 불출마했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학교 상황이 녹록지 않자 정치인으로 상당히 힘든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런 고마움을 교육부 직원들이 표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가 직을 내려놓으면서 교육부는 당분간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새 교육부 차관으로 장상윤(53)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을 임명했다. 1970년생인 장 신임 차관은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무조정실에서 사회복지정책관, 기획총괄정책관 등을 역임하고 2020년 5월부터 사회조정실 실장을 맡고 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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