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호프집에서 이른바 ‘먹튀’(무전취식)한 50대 남·여가 경찰에 붙잡혔다. 결정적 단서는 맥주병에 남은 지문이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50대 남성 A씨와 여성 B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도봉구 방학동의 한 호프집에서 2만원 상당의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사건을 맡은 경찰 관계자는 “요즘 자영업자들의 장사가 잘 되지 않는데, 잡아서 보상하게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B씨가 남긴 맥주병에서 지문을 채취해 피의자를 특정했다. 조만간 A씨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A·B씨의 범행은 지난 1일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에 올라온 사진을 통해 인터넷상에서 공분을 일으켰다. 피해를 입은 호프집 사장은 “중년 커플에게 ‘먹튀’를 당했다”는 글과 함께 CCTV 사진을 올렸다.
호프집 사장은 “이들이 화장실에 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CCTV를 돌려봤더니 여자가 먼저 일어났고 이후 남자가 ‘화장실 비번이 뭐였더라’ 중얼거리며 지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출받아 겨우겨우 버티며 어떤 손님이 와도 웃는 모습으로 반겨 드리려 노력했는데 너무나 괘씸하고 화가 나 눈물이 난다”며 “벌을 받아야 한다. 이 사람들이 사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무전취식은 경범죄에 해당하지만 고의성이 인정되거나 상습적일 경우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
원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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