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탈(脫)청와대’ 공약에 대해 “민폐”라고 표현하며 “청와대에 못 들어갈 이유라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 의원은 15일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먼저)‘광화문 대통령’을 표명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1년반 정도 위원회에서 검토했는데, 2019년 1월 폐기하기로 결론이 났다. (그런데) 요 3년 동안에 (광화문) 공간이 달라졌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벗어나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려던 계획을 접은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광화문 광장도 지금 상당히 시민한테 돌려주는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중”라며 “이제 대통령 집무실이 있게 되면 여러 활동하고 상당히 갈등의 요소가 많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기다가 제일 이상한 건 뭐냐면 이게 급히 해야 할 일이 아니다”며 “광화문 집무실 공약은) 인수위원회에서 두 달 안에 결정해야 하는 게 아니다.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상징이고, 세계에서도 하나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이건 굉장히 신중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또 “더군다나 세종시에도 제2의 집무실을 두기로 확정이 되어가고 있는데, 인수위에서 두 달 안에 급하게 해야 할 일은 절대로 아니다”며 “민폐가 될 것이고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광화문에 이어 용산 국방부 청사가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그러니까 말이 안 된다. 몰상식하다”며 “정말 비상식적인 게 갑자기 광화문 시대에서 용산 시대로 바뀌는 것 아니냐. 개인의 아파트로 옮길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으냐”고 맹비난했다.
이어 “외교부·국방부 나가라고 하고, 총리공관도 얘기한다. 대통령이 무슨 왕이냐”며 “제가 특히 공간의 민주주의에 대해 예민한 사람인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그렇게 하지 말고 일단 청와대로 들어가서 청와대에서 저길(업무를) 하면서 (바꾸라)”며 “지금 청와대는 업무를 보기에 효율적인 공간이 아니다. 대통령을 고립시키는 게 좀 많다. 그래서 비서진과 같이 있는 공간으로 같이 움직이고 문재인 대통령도 내려와서 같이 일한 적이 굉장히 많은데, 그렇게 청와대를 바꾸는 건 굉장히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풍수’ 주장도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일부에서 ‘풍수가 안 좋다’ ‘대통령의 말로가 안 좋다’ 이런 얘기들을 한다”며 “좋은 건축과 좋은 도시라고 하면 풍수가 나쁘더라도 그걸 다스릴 수 있는 그걸 만드는 게 좋은 건축이다. 거기에 있는 사람의 기가, 그 기를 이기는 게 진짜 좋은 풍수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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