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안동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지 유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학교에서 전교 1등을 도맡아왔던 고등학교 3학년 A양은 훔친 시험지 없이 치른 수학 시험에서 40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6일 A양을 입건했다. A양은 어머니 B씨(48)와 기간제 교사였던 C씨(31)가 빼돌린 시험지를 이용해 시험을 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오전 1시20분쯤 B씨와 C씨는 학교 교무실에 무단 침입해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내려다 교내 경비 시스템에 의해 적발됐다. 교내 경비 시스템이 울려 도주했지만 다음 날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중학생이던 2020년부터 C씨에게 개인 과외를 받았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2023년에는 C씨가 A양의 담임 교사가 됐다. 경찰은 C씨가 2023년부터 시험지를 빼돌려 어머니 B씨에게 전달해온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C씨가 학교에서 퇴직한 지난해부터는 B씨와 함께 시험지를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지난해 2월 퇴직했지만 교내 경비 시스템에 지문이 등록돼 있어 자유롭게 학교를 출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 B씨는 시험지를 받을 때마다 교사 C씨에게 수고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지급했으며, 총액은 약 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시험지가 너무 똑같아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훔친 시험지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지난 4일 어머니 B씨와 교사 C씨가 시험지를 훔치는 데 실패한 직후 치른 기말고사에서 수학 40점, 윤리 80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지난 14일 학업 성적 관리위원회를 열고 A양에 대해 퇴학 결정을 내렸으며 지금까지 치른 시험 성적도 모두 0점 처리했다. B씨와 C씨는 최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됐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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