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푸틴 죽어라”와 같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인을 겨냥한 폭력적 표현을 게재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이 허용한 사실이 확인되면 미국소셜미디어 기업 메타가 운용하는 이들 플랫폼을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메타의 내부 이메일 등을 보면 이 회사는 일시적으로 “푸틴 대통령이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죽어라”와 같은 포스팅을 허용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메타 대변인은 운영 중인 플랫폼에서 일시적으로 정치적 발언에 대한 규정을 완화해 ‘러시아 침략자들에 죽음을’과 같은 포스팅을 허용하고 있지만, 러시아 민간인에 대한 폭력적 표현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페이스북의 정책변경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메타는 일시적 변경 조처는 통상적이라면서 규정을 위배하는 정치적 표현을 허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맥락 하에 러시아인을 겨냥한 것이라면 일시적으로 허용된다는 설명이다.
주미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인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선동하는 메타의 공격적이고 범죄적 정책은 충격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러시아는 지난주 페이스북이 페북을 통해 러시아 매체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자, 페북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추후 차단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이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은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V콘탁테에 올린 글에서 “그들은 증오와 이보다 더한 것을 선동하고, 러시아 시민들에 대한 살해를 촉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통신·정보기술·미디어 감독청인 ‘로스콤나드조르’는 이날 검찰의 요청으로 인스타그램에 대한 접속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독청은 인스타그램이 러시아 군인을 포함한 러시아인에 대한 폭력 행사를 촉구하는 게시물들을 유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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