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후임 숄츠 별명은 ‘투명인간’…“전임자와 비교되네”

Է:2022-02-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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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AP뉴시스

지난해 12월 집권한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의 취임 일성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보다 더 훌륭한 독일의 정치 리더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그리스의 재정 파탄 등 위기 때마다 유럽 통합을 지켰던 전임자의 리더십을 넘어서겠다는 포부였다.

그러나 두 달도 채 안된 숄츠 총리의 별명은 ‘투명인간’(invisible man)으로 고착되고 있다. 미국·서방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로 전쟁 위기까지 치닫고 있는데도 유럽의 리더라고 자임해 온 독일의 정상이 전혀 외교 무대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숄츠 총리에 대한 평가는 국제무대와 다른 나라 정상들 사이에서만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독일 국민들 사이에서도 그의 인기는 바닥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위기로 촉발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중단 사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폭발하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30년 만에 가장 높이 치솟은 생활 물가 등 국내 문제 어느 하나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이미 미국 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 신뢰를 잃은 상태다. 이들 나토 가입국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호전적 태도에 강경하게 맞서며 ’친서방’ 우크라이나를 지키는데 여념이 없다. 그러나 독일은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독일산 군수물자를 보내달라는 요구에도 “분쟁지역에 군수물자를 수출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겠다”며 요청을 거절했다.

우크라이나를 거쳐야 독일로 운송될 수 있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파이프만을 염두에 둔 숄츠 총리의 행보에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불신에 찬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와의 중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전임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보일 때마다 협상의 돌파구를 찾아냈었다. 우크라이나를 친서방 진영에 두면서도 나토 회원국 가입은 미루도록 설득하고,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는 나토의 러시아 안보 위협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미국 정상을 설득해 강대강 대치만이 해법이 아님을 강조하며 양 진영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던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숄츠 총리의 별명이 ‘투명인간’이라며 “메르켈 총리 시절과 비록 강도는 다르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똑같은 상황이 재연됐음에도 숄츠 총리의 선택은 숨는 것이었다”고 9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의 정치적·경제적 리더 역할을 자임했던 독일 정상이 ‘그저 일개 나토 회원국에 만족한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더욱 더 꼬여버렸다는 지적이다.

숄츠 총리의 위기는 독일 안에서도 증폭되고 있다. 야당인 기독교민주당 등은 “집권당의 무능력한 외교가 독일 경제까지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내는 중이다.

NYT는 “숄츠 총리의 역할은 16년 만에 집권한 ‘온건 좌파’ 사민당의 수권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국내외 문제에 수동적으로만 대처하는 그의 정치적 선택이 차기 총선 승리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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