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에서 재직한 두 명의 경제부총리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는 부동산·최저임금 정책 등 현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부총리 재직 시절 비화도 적극적으로 털어놓는 등 본인 마케팅에 한창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 정부 경제정책 성과 홍보에 열을 올린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세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홍 부총리는 지난달 28일을 마지막으로 문재인정부 36대 경제성과 내용을 페이스북에 꿋꿋하게 모두 업로드했다.
전·현직 부총리의 공통점도 있다. 바로 후배 공무원들로부터 곱지 못한 시선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7일 김 후보에 대해 “아무리 그래도 본인을 부총리 자리까지 앉혀줬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이렇게 뒤통수를 치느냐”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홍 부총리에 대해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정책까지도 경제부처 수장이 ‘자화자찬’하는 모습이 낯부끄럽다”고 말했다.
두 부총리를 대하는 여당의 정반대 태도도 관심거리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에게는 호의적인 태도를, 홍 부총리에게는 적대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양자 토론에서 ‘경제 최고 전문가’라며 김 후보를 치켜세웠다. 두 캠프 모두 부정하고 있긴 하지만, 여당 안팎에서는 국무총리, 서울시장 출마 등 ‘연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반면 여당은 홍 부총리에 대해서는 ‘탄핵’ 이야기까지 들먹이고 있다.
민주당의 다소 엉뚱한 ‘피아구분’ 방식에 기재부는 씁쓸해하는 분위기다. 한 공무원은 “현 정권과 소위 ‘같은 편’에 서 있는 홍 부총리는 ‘적’으로 돌리고, ‘반대편’에 서 있는 김 후보는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애를 쓰는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여당 대선 후보이면서도, 동시에 ‘문재인정부 후계자’라고는 당당히 말할 수 없는 이 후보의 복잡미묘한 상황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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