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의 제작비를 부풀려 외주 제작사에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3억여원을 챙긴 프로듀서(PD)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민아)는 사기 혐의를 받는 EBS PD A씨(58)를 지난 10일 구속 기소하고 범행에 가담한 EBS 미디어 PD B씨(52), 프리랜서 PD C씨(54)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17년 6~12월 방송사에 외주 제작 영상에 대한 제작비용을 허위·과다 계상해 신청하고, 외주 제작사로부터 과다 지급된 제작비를 되돌려 받아 편취한 혐의(사기)를 받는다.
A씨는 프리랜서 PD C씨와 공모해 2018년 4~12월 허위 용역 계약서를 방송사에 제출한 뒤 1억7800여만원을 차명계좌로 돌려받은 혐의를 받는다. 자회사 PD B씨도 유사한 방식으로 허위 제작비를 방송사에 청구해 1억8000만원 상당을 차명계좌로 받았다.
지난 10월 서부지검은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을 보완 수사했다. 주거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프리랜서 PD C씨의 혐의를 인지하는 등 추가 수사를 통해 지난달 A씨를 구속했고 지난 10일 피의자 3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대검찰청이 발표한 11월 전국 검찰청 형사부 우수 업무사례 7개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방송업계의 고질적 관행인 정규직 PD-외주 제작 PD의 갑을관계 비리 범행을 규명해 엄단한 사례”라며 “제작비 편취 사실을 알면서 범행에 가담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말을 맞추며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프리랜서 PD를 추가로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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