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경선 5차 TV토론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충청권 지상파 방송사 6개사 공동주최로 27일 오후 대전MBC에서 열린 토론에선 특히 양강인 이재명 이낙연 후보를 중심으로 주자들 간 물고 물리는 공방전이 이어졌다.
이낙연 후보는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과거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료 변론했다는 점을 고리로 이재명 후보를 선공했다.
이낙연 후보는 “한 가지만 확인하겠다. 3년에 걸쳐 계속된 본인의 선거법 재판을 30명의 호화 변호인단이 도운 걸로 알지만 무료 수임도 있었다고 보도돼 걱정”이라며 “캠프에 따르면 수임료로 이재명 후보 사비로 1억원 안되는 돈을 썼다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이후 이 지사가 “제 개인 사생활에 관한 부분이라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거 같다”고 웃음기를 띠고 답하면서 미묘한 신경전 양상을 보였다.
이 전 대표가 다소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아니 그건, 사비라면… 본인이 아실 거고 확인을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재차 물었는데도, 이 지사는 “지금 당장 구체적 금액을 제가 계산하기는 어려운데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전 대표가 다음 질문을 않고 자신을 응시하자 이 지사는 “구체적 금액을 계산하기 어렵다. 1·2·3심 해서 꽤 많이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개인 문제라 무료 변론은 위법이 아니라는 말을 누가 했던데”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그건 제 입장이 아니다. 타당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응수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지사가) ‘성남판 김영란법’ 시행 때, 공직자에게 청렴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했는데 무료 변론은 그 말과 배치되고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 지사는 ‘무능 프레임’을 재소환하며 반격했다. 이 지사는 “3년 총리를 하시면서 정말로 지방자치나 지역 균형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될 만한 것들이 전 잘 안 떠오른다.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총리 재임 시절 지역별 숙원 사업 예비타당성 면제 성과를 정리한 문서를 내보이며 “그 질문이 나올 것 같아 준비했다”고 맞섰다. 답변을 들은 이 후보는 “네. 많은 일을 하신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라고 했다.
다른 후보자들의 공세도 이 지사에게 집중됐다.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김두관 후보는 스튜디오 양단에 놓인 모니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참여했는데 정세균 후보는 차량, 김두관 후보는 자택에서 토론에 임했다.
정세균 후보는 경기도 전도민 재난지급 결정과 관련해 이 지사가 반대하는 도의회 의장이 아닌 대표의원의 건의를 받은 모양새를 취했던 것을 비판했다.
정 후보는 “카운터파트는 의장이어야 한다. 대표의원 제안을 의회의 제안이라고 하는 건 잘못됐다”고 따졌고, 이 후보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용진 후보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을 자신의 국부펀드 공약과 비교하며 “(국부펀드 처럼)국민 자산을 늘려주는 것도 담겼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자산을 만드는 문제는 경제 활성화에 당장 쓰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적극 주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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