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생들을 1m 자로 때리고 몸을 꼬집는 등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초등학교 교사 A씨(46)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10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했다.
A씨는 인천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로 재직하던 2019년 4∼9월 교실에서 B군 등 2학년생 4명을 때리거나 꼬집는 등 총 34차례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수업 시간에 떠든다는 이유로 한 학생의 양 볼을 세게 꼬집고, 30㎝ 플라스틱 자의 끝 부분을 손으로 잡아당겼다가 놓는 방법으로 학생의 입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이어 그는 1m 자로 제자의 엉덩이를 때리거나 무릎으로 가슴을 가격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5월 초등생의 부모라고 밝힌 글쓴이가 청와대 국민청원 인터넷 게시판에 ‘9살 아동을 상습 학대한 담임교사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청원인은 “차마 사실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당시 9살 (만 7세·만 8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이고 악질적인 괴롭힘과 학대가 초등학교 교실에서 한 학기 이상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담임 교사는) 1ｍ 자로 아이들을 책상에 눕힌 뒤 곤장을 때렸으며 2학년 교실에서 3학년 교실로 아이들을 질질 끌고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교사가 창문을 가리키며 ‘소가 넘어간다’고 말해 아이들이 창문을 쳐다보는 순간 꼬집거나 때렸고, 앉아있는 아이를 무릎으로 가격하는 ‘니킥’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저희 아이를 비롯한 여러 아이가 선생님께 부적절한 체벌을 당하고 선생님으로 인해 상처받고 아파하고 있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청원을 올린다”고 했다.
이 판사는 “담임 교사이자 경력이 있는 중견 교사였던 피고인은 자신의 위치와 영향력을 이용해 피해 학생들을 상대로 범행했다”며 “자신의 직업과 역할을 잘못 인식한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이 교실 안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져 더 비판받을 만하다”며 “잘못을 분명히 인정하기보다는 변명하거나 학부모와 동료 교사로부터 탄원서를 받으려고 하는 등 자신의 명예 회복을 앞세우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일상 회복을 위한 도움을 충분히 받지 못했고 다른 학교로 전학 가는 등 범죄로 인한 피해를 계속 받았다”며 “피고인이 법과 사법절차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가 심하다고 판단돼 실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아현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