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맞아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 이찬호(27)씨와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전준영(34)씨를 잇따라 만났다.
윤 전 총장은 5일 이씨를, 6일 전씨를 각각 만났다고 윤 전 총장 측이 전했다.
이씨는 지난 2017년 8월 강원도 철원의 한 육군 사격장에서 포사격 훈련 도중 K-9 자주포가 폭발해 큰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인해 이씨 외에도 4명이 크게 다치고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피해가 심각했다.
윤 전 총장은 5일 이씨와 만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부상하거나 생명을 잃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헌신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안보 역량과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극히 필수적인 일”이라며 “보훈이 곧 국방”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이어 “미국이 왜 북한에 돈을 줘 가면서까지 6·25 전쟁 때 전사한 미군의 유해를 되찾아오려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국가가 그런 노력을 게을리하면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을 입고 이 사회를 지키는 이들에 대한 극진한 존경과 예우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 퍼져야 한다”고 얘기했다.
윤 전 총장은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천안함 생존자 전씨 자택을 직접 찾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전씨와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 피격 사건은 대한민국이 여전히 전쟁의 위협에 노출된 분단국가임을 상기시키는 뼈아픈 상징”이라며 “안보가 위태로운 나라는 존속할 수 없고, 경제와 민주주의 모두 튼튼하고 강력한 안보가 담보되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그들을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 할 사람들에게 ‘끝까지 함께 한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안함 괴담’과 관련해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자신이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썼다면서 그 이유를 “괴담을 만들어 유포하는 세력들, 희생된 장병들을 무시하고 비웃는 자들은 나라의 근간을 위협하고 혹세무민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괴담 유포 세력에 대해 “순국선열 앞에서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5일 국립서울현충원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와 위패봉안실을 참배한 후 월남전과 대간첩작전 전사자 유족을 만나 위로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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