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의료기관 운영이 금지된 한의사가 지역만 바꿔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성범죄 전력이 있는 한의사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부산 해운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 중이다. A씨는 2019년 여직원을 상대로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과 2010년 10대 여성 청소년 준강간 혐의로 각각 집행유예, 실형을 선고받았다.
성범죄자들은 신체 접촉이 이뤄지는 의료기관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운영이나 종사가 일정 기간 금지된다. 그러나 A씨는 2019년 말 서울에서 부산 기장군으로 옮겨 한의원을 운영하다 지난해 5월 다시 해운대구로 옮겼다. A씨는 이 기간 한의원 운영이 금지된 시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서울에서 의료시설 전입신고를 했을 당시 기장군청과 해운대구청은 그의 성범죄 이력 등을 조회하지 않았다. 두 기관은 의료시설 개원 신청과 달리 전입신고는 대표자의 성범죄 이력을 조회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A씨의 한의원 운영 사실은 지난해 10월 여성가족부와 행정기관의 합동점검에서 뒤늦게 밝혀졌다. 그러나 여러 행정 절차로 인해 A씨는 적발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한의원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A씨는 “지자체에서 병원 전입신고를 받아줘 영업해도 되는 줄 알았다”며 “애초 영업을 안 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병원 폐쇄명령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범죄 전력에 대해서는 “병원 홍보용으로 여성 직원이 시술받는 장면을 찍었는데, 이 직원이 한의원을 그만두고 그 사진을 이유로 고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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