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50대 한국계 부부가 지난해 11월 10대 청소년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당시 폭행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 재판에 넘겼다.
CNN 방송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주 터코마경찰이 아시아계 부부를 폭행한 혐의로 15살 소년을 체포해 2급 폭행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 소년은 지난해 11월 19일 터코마의 한 길을 가던 아시아계 부부를 향해 달려든 뒤 주먹으로 마구 때려 남성(56)의 갈비뼈를 부러뜨리고 얼굴에 피멍이 들게 했다.
피해자들은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용의자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당시 사건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SNS에 올라온 덕에 경찰은 단서를 잡고 용의자를 검거했다.
공개된 당시 영상을 보면 아내로 보이는 여성은 한국말로 “하지 마”라거나 “헬프 미(도와주세요)”라고 외치고 다른 청소년은 옆에서 이를 지켜봤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가해자가 피해 남성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을 휘두르고 밀쳐내기도 한다.
한국계인 이들 부부 남편은 여러 명의 10대가 자신을 밀쳐 땅에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때려 갈비뼈가 부러지고 얼굴에 멍이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동영상 속 용의자 신원을 파악한 뒤 그가 지난 2일 별개의 강도 혐의로 법정에 출두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법원에서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을 전혀 본 적이 없으며 다툼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 사건을 증오 범죄로 기소할지 여부는 피어스카운티 검사실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의 피해자라는 남성은 최근 지역방송 KIRO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들을 용서한다면서도 아시아인들을 겨냥한 폭력 사건이 제대로 조사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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