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백신을 승인된 방식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놨다. 최근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접종 주기를 늘리는 식으로 접종 방식을 바꾸자는 주장이 나오자 FDA가 직접 우려를 표한 것이다.
FDA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백신 접종 횟수 또는 양을 줄이거나 1회차와 2회차 접종 간격 늘리는 방안, (서로 다른) 백신을 조합해 맞추는 방안 등은 임상시험을 해볼 만한 사안”이라면서 “현시점에서 FDA가 승인한 접종량과 일정 등을 바꾸는 것은 가용한 근거에 확고히 기반하지 않은 행위로 성급하다”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백신 접종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자 접종방식을 바꿔 접종자를 당장 늘리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영국은 1회차와 2회차 접종 때 다른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했다. 또 화이자와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간격을 11~12주로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모더나 백신 접종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FDA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더 신속히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접종량과 일정을 바꾸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안다”면서 “엄밀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고 접종방식을 바꾸면 궁극적으론 공중보건에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FDA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보여준 예방효과를 안전하게 얻기 위해서는 각각 21일과 28일인 1회차와 2회차 접종 간격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FDA는 “제약사들이 접종방식 변경을 위한 자료와 과학적 근거를 확보할 때까지 의료인들은 승인된 접종일정을 지키길 강력히 권고한다”고 당부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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