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뜨겁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감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겠다”라고 밝히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서는 뜨거운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일부 당원들은 이 대표의 발언이 당원의 의사에 반한 것이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등 거센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는 1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올해는 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이 문제를 적절한 때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 앞으로 당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민주당 당원 게시판이 들끓고 있다. 이 대표의 발언에 지지를 표하며 이 대표를 응원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 민주당원은 “이 대표가 정확히 어떻게 말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맥락으로 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사면하지 않겠다고 하면 오히려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시글은 이 대표의 발언에 반감을 표하고 있다. 한 민주당원은 “이러자고 촛불을 든 게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 다른 민주당원도 “이명박·박근혜 사면에 절대 반대한다”며 “지금 사면을 얘기하는 건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지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선 지지율을 위해서 사면을 얘기하는 것” “국민 통합은 없고 당내 분열만 가져올 수 있는 발언”이라는 식의 우려도 쏟아졌다.
급기야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당원은 “당원 의사에 반하는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길 바란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요청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 발언에 실망감을 표하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도 이 대표의 ‘사면론’이 국민적 동의를 얻을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4선 중진인 우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과 처벌이 잘못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의도치 않게 인정하게 될 수도 있는 데다, 자칫 국론 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시기적으로도 내용 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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