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5일 한국 언론을 광견(狂犬)과 애완견에 비유하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국내 언론이 지난해 과열 양상을 빚었던 조국 사태 당시와 현재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부인 의혹,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녀 문제를 취재하고 보도하는 모습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와 부인 그리고 나경원 전 원내대표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하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언론은 유례없이 차분한 보도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옳은 일이며 이렇게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 전 장관은 지난해 이른바 조국 사태를 회상하며 “입안이 소태처럼 쓰다”고 했다. 그는 언론의 행태로 자택 입구에서 새벽부터 심야까지 진 치기, 망원렌즈 달린 카메라로 온 가족의 일거수일투족 찍기, 외출 또는 등산가는 가족 구성원에게 돌진하여 질문 퍼붓기, 버스에 따라 타서 카메라 들이대고 질문 퍼붓기, 아파트 보안 문을 통과하여 계단 아래 숨어 있다가 귀가하는 가족 구성원에게 질문하기, 가족 차량 이동 시 취재 차량을 몰고 추격전 벌이기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현재 언론이 윤 총장과 나 전 대표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가족이 무슨 차량을 타고, 어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어떤 브랜드 안경을 착용하였는지 기사화하는 모습과 가족 중 이혼한 사람의 이혼 사유가 무엇인지 파헤치기, 가족 구성원의 친구 지인에 대한 탐문, 검찰청 주차장 입구 등에서 대기하다가 카메라 세례 퍼붓기를 언론이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조국 사태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언론의 이런 얌전한 취재 기조가 진보 진영의 공인에겐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언론은 취재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광견’처럼 또는 ‘애완견’처럼 취재한다”고 원색 비난했다. 이어 “자사 사주의 범죄나 비리에 대해서는 무(無)취재는 물론이고 ‘회장님 힘내세요’를 외친다”고 덧붙였다. 과거 김대중정부 시절 탈세 혐의를 받고 검찰청에 출두하는 홍석현 회장을 격려하던 중앙일보 기자들을 앞세워 언론을 비판한 것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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