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논란이 뜨거운 부동산 규제정책 ‘토지거래허가제’가 경기도에서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 경기도 시민 10명 중 6명이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시행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부동산대책으로 인한 ‘풍선효과’와 투기 열풍으로 상반기 내내 혼란에 빠져들었던 경기도 시민들이 더 확실한 부동산 규제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지난 13~14일 진행한 여론조사(18세 이상 1000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 응답자의 60%가 실거주 목적 외 투기용 부동산 거래를 규제하는 토지거래허가제의 확대 시행에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토지거래허가제에 관한 인식 조사에서는 찬성 입장에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하다(59%)’는 의견이 반대 입장에서는 ‘과도한 기본권 침해로 필요하지 않다(37%)’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 열풍이 거세거나 지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지역을 허가구역으로 지정해 토지거래계약을 할 경우 허가권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경기도는 최근 평택시 현덕면과 포승읍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는데, 결국 토지 및 주택 거래의 자유를 일정 부분 제한하더라도 투기를 강력하게 차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경기도에서 강력한 규제대책에 대한 호응이 높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경기 지역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정부 부동산대책과 투기세력의 기싸움으로 큰 혼란을 겪어 왔다. 정부 부동산대책에 내몰린 투기자금이 경기도 곳곳의 부동산 가격을 띄우는 풍선효과가 심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풍선효과가 가장 심했던 2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1884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 등에 집중된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기 자본이 서울 외곽과 경기도 일대로 쏟아져 나온 결과다. 경기도 시민들이 정부 부동산대책으로 인한 풍선효과에 대한 반발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정부 대책에도 혼란은 이어졌다. 정부는 수도권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하는 등 강력한 규제대책을 담은 6·17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투기자본이 이동할 경로를 원천봉쇄하겠다는 발상이었지만 오히려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를 잡겠다는 이른바 ‘패닉바잉’을 부추겼다. 실제로 경기도 6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4월(1만2648건)의 3배에 가까운 3만4928건에 달했다. 이렇게 요동친 경기 지역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기까지는 두 달이 걸렸다. 그동안 경기 평택 등 주요 피해지역 주민들이 정부 부동산대책에 대한 시장 반발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시 우려하는 부분으로도 일부 지역만 실시할 경우 다른 지역으로 투기수요가 전가되는 풍선효과(25%)가 가장 많았다. 이어 사유재산인 토지처분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23%), 거래절벽에 따른 전세 품귀 등 무주택·실수요자 피해 발생(18%) 등이 뒤를 이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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