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골목 일대에 영업시간이 끝나 허름한 상가 셔터가 내려지면 각 상점의 이야기가 담긴, 다채로운 색깔들로 가득한 갤러리가 펼쳐진다. 셔터에는 각 상가별 특성이 반영되고 각 작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을지로 노가리골목 주변은 영업이 끝나도 또다른 생명력을 지닌 풍경으로 변한다.
서울 중구(구청장 서양호)는 신한카드와 함께 14일 을지로 셔터갤러리를 오픈했다고 15일 밝혔다. 을지로 셔터갤러리는 지역소상공인과 아티스트들이 합작한 거리환경개선 디자인 프로젝트다. 을지로 공구, 도기타일 상가 24곳에 있는 43개의 낡은 셔터를 캔버스 삼아 50년 전부터 전국 최대 규모의 공구 및 도기·타일 상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 일대 타일, 도기, 공구 상점들의 스토리를 공공미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오픈식은 서양호 중구청장을 비롯해 문동권 신한카드 경영기획그룹장, 상인회장 및 참여작가가 참석한 가운데 을지로동사무소에서 진행됐다. 이어 도기타일 상가인 동신건재 셔터앞에서 제막식을 갖고 충무로9길에서 을지로 노가리맥주골목을 통과해 충무로11길로 이어지는 셔터캘러리 투어가 시작됐다.
젊은 세대에게는 인싸들이 모이는 핫플레이스로, 중장년층에게는 맥주 한 잔으로 하루 피로를 날리는 장소로 유명해진 노가리맥주골목은 을지로의 대표 관광명소다. 그러나 이 일대 공구상가와 도기타일상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경기 둔화와 해당산업의 성장저하, 유통구조의 환경 변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영업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중구는 1월부터 을지로 골목상권의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 첫 번째 사업으로 ‘을지로 셔터갤러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상가들의 셔터에 각 점포별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특화된 디자인을 입혀 이색적인 갤러리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덕분에 주변 상가들은 거리환경개선 및 이색적인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고, 을지로 방문객들에게는 작가들이 제작한 멋진 볼거리가 생겼다.
여기에는 신한카드가 지역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적극 힘을 보탰다. 그림으로 행복을 전하는 아티스트 5인(김건주, 김다예, 김선우, 275c, 잭슨심)이 셔터갤러리 작품활동에 참여했고 신한카드 임직원들도 셔터페인팅에 참여해 지역과 기업이 함께하는 상생에 의미를 더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체계적인 골목상권 활성화계획을 수립해 침체된 을지로 일대 골목길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골목길 주인인 상인들과 상인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리고, 도움을 준 신한카드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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