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전방 부대에서 병사들이 카카오톡으로 3급 비밀인 암구호(피아 식별을 위해 정해 놓은 말)를 주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방보안업무훈령에 따라 3급 비밀로 규정된 암구호는 단어 형식으로 매일 변경되며, 전화로도 전파해선 안 된다. 유출되면 즉시 폐기되고 새 암구호가 만들어질 정도로 보안성이 강조된다. 초병이 문어(問語)를 말하면 대상자는 답어(答語)를 답하는 방식으로 피아를 식별하게 된다.
23일 육군에 따르면 강원도 화천의 모 부대 이모(21) 일병은 지난 2월 2일 외박 복귀 전 동기생활관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당일 암구호 답어를 문의했고, 동기 1명이 답어를 알려줬다.
이 일병이 그날 오후 8시50분쯤 위병소를 통과할 때 암구호 답어를 말하자 위병소 근무자는 이를 수상히 여겨 상부에 보고했다.
이후 안보 지원부대는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단체 카톡방을 조사했다. 그 결과 당일 암구호 답어 유출 외 다른 보안 유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일병은 암구호가 3급 비밀인지 알지 못했고 위병소를 쉽게 통과하기 위해 암구호를 물어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일 암구호를 알지 못하는 외박자나 휴가자는 별도의 출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해당 부대는 ‘병 휴대전화 사용위반 행위 징계 처리 지시’에 따라 이 일병 등 2명을 근신 15일에 처했다. 또한 전 장병을 대상으로 보안 교육을 진행했다.
2월 28일 개정된 규정은 보안 유출 사례에 대해 강등이나 영창 등의 징계를 하도록 했지만, 사건은 개정 전인 2월 2일 발생해 근신 처벌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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