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으로 7개 광역지자체에 긴급사태를 선포한 7일 “일본 경제가 전후 최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7시부터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 대책을 마련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 임시 각의(閣議·한국의 국무회의격)에서 결정한 코로나19 대응 긴급 경제대책의 사업 규모는 108조엔(약 1200조원)이다.
이는 ‘리먼 쇼크’(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2009년 발표한 경제대책 규모 56조8000억엔의 2배에 육박한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20%에 해당한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긴급사태를 선언한 배경에 대해서는 누적 감염자 수, 감염자 증가 속도, 의료체제 정비 등을 놓고 전문가와 합의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속도로 일본 내 감염 확산이 계속되면 확진자는 2주 후 1만명, 한 달 뒤 8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대인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대응책으로는 ▲ 사회 기능의 유지에 필요한 직종을 제외하고 텔레워크 실시 ▲ 출근이 필요한 경우는 순환 근무로 출근자 70% 이상 감축 ▲ 다른 사람과 충분한 거리 두기 ▲ 온라인을 통한 학습 적극 활용 ▲ 집회와 이벤트, 회식 자제 등을 제시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의 무서운 점은 증상이 전혀 없는데도 감염된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며 “이미 자신은 감염자일지도 모른다는 의식을, 특히 젊은 사람을 중심으로 모든 여러분이 가져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베 총리는 긴급사태 선언 지역에서 도시나 도로를 봉쇄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전차와 버스 등도 계속 운행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대응 의료체계와 관련해서는 경증 환자 수용을 위해 간토(關東·수도권) 지역에 1만실, 간사이(關西) 지역에 3000실의 호텔 등 숙박시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초진에 대해서도 온라인 진료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날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은 1시간 이상 이어져 지금까지 코로나19 관련 회견 중에 가장 길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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