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국한 한국인 미국 유학생(19)이 가족과 제주여행을 다녀간 후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자가격리 기간이 충분히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서 여행을 하고, 여행 첫날부터 몸이 좋지 않았음에도 4박5일간 제주 곳곳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5일 서울시 강남구보건소로부터 제주를 다녀간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전달 내용에 따르면 미국 유학생이던 A씨는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닷새 뒤인 지난 20일 A씨는 엄마 등 지인 3명과 제주에 왔고, 24일 오후까지 4박5일간 제주에 머물다 서울로 돌아갔다. 몸이 좋지 않았던 A씨는 돌아간 즉시 서울시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확진 판정이 나왔다.
A씨는 “제주 입도 첫날인 20일부터 오한, 근육통, 인후통을 느꼈다”고 강남구보건소 관계자에 진술했다.
제주도가 25일까지 확인된 A씨의 동선을 공개하자, 많은 도민들이 허탈감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자가격리 기간이 충분히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서 여행에 나서면서 도민 전체가 가까스로 지켜내고 있는 전파 최소화의 상황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기 때문이다.
A씨는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밟기 전 입국해 강제 자가격리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에 이미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입국 후 일정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은 누구나 다 아는 정부 권고사항으로, A씨의 행동이 경솔했다는 점에 무게가 쏠린다.
A씨는 입도 후 코로나19 증상 중 하나인 인후통을 느꼈지만, 도내 곳곳을 광범위하게 여행했다.
CCTV확인결과 A씨는 마스크 미착용 상태였던 경우가 많았고 방문지가 다양해 지금까지의 어떤 확진자보다 방역과 접촉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제주도가 확인한 A씨의 방문 장소는 20곳이며, 접촉자는 38명이다.
도민들은 “이처럼 지나친 민폐는 이제까지 제주에 없었다”며 “본인의 건강도 걱정이지만 개인의 무심한 결정이 지역 사회에 얼마나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 가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26일 코로나19 합동브리핑에서 A씨의 사례를 ‘자기만 즐기는 여행’ ‘이기적인 여행’이라고 표현하며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원 지사는 “(확진자 수가 적은)제주의 현 상황은 도민들이 불편과 어려움을 감수하며 가까스로 지켜내고 있는 것”이라며 “자가격리 권장 지침을 스스로 지키지 않고 물의를 일으킨 문제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 제주는 피난처가 아니”라고 강력 경고했다.
※다음은 현재까지 확인된 A씨의 동선
<3월20일>
9:50~11:00 김포공항→제주 (이스타항공 ZE207)
11:30~11:40 렌터카 셔틀버스 타고 퍼시픽렌터카로 이동
~12:13 CU 제주북성로점
~13:15 하이엔드 제주(애월)
~16:42 번영마트(봉개초 근처)
17:00 한화리조트 제주로 이동 후 숙소에 머묾
<3월21일>
12:27 호텔에서 출발
13:54~14:17 자매국수 본점
14:18 귤하르방 삼성혈점
17:40 한화리조트 제주에 도착
17:47 리조트 내 지하1층 활어매장 방문
17:50 리조트 내 GS 편의점 방문
<3월22일>
11:36 한화리조트 제주 체크아웃
12:30~14:30 드르쿰다 in 성산
15:05~ 제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체크인
편의점, 놀멍, 야외수영장
<3월23일>
9:00~10:00 제주 해비치호텔 1층(조식)
11:25~11:40 해비치 의원(표선)
11:53~11:58 소아약국(표선)
~12:36 성산포항 선착장 도착
13:00~13:30 배 타고 우도로 이동
13:34 우도하이킹레저
~15:02 원조 로뎀가든 직영점
15:30~16:00 대니스 카페
16:30~17:00 배 타고 성산포항으로 이동
17:31 성산포수협수산물직판장
18:30~19:10 해왓
20:00~ 제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지하 편의점, 탁구장, 포켓볼장 이용
<3월24일>
9:00~10:00 제주 해비치호텔 1층에서 조식
12:00 제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체크아웃
12:50~13:40 윈드1947 카트 테마파크
~15:00 퍼시픽 렌터카 반납
15:00~15:25 렌터카 셔틀버스 이용하여 제주공항으로 이동
16:15 제주→김포공항 티웨이항공(TW724)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