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대구시 산하기관과 시의 예산지원을 받는 지역의 정부 산하기관에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매년 비슷한 문제가 되풀이되면서 산하·유관기관이 대구시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4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이 원장 공모 특혜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원장 공모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원장추천위원회가 지원자 6명에 대한 서류심사를 생략한 채 전원을 면접 대상자로 결정하는 등 강압과 절차 위반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패션연 내부에서부터 나왔다.
하지만 대구시 등은 불공정한 면접 제안은 없었고 대상자 모두 공정하게 심사했다는 입장이다. 이 의혹은 노조의 신고를 받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진행 상황을 패션연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대구시가 조치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매년 40억원 정도의 예산을 패션연에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 출연기관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하 DIP)도 직원에 대한 고소·징계 남발 논란이 불거져 시끄럽다. DIP가 직원들을 잇달아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하거나 징계하면서 DIP 안팎에서 특정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소건의 경우 소송에 1억원이 넘는 혈세를 사용했는데 검찰에서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부당한 고소를 남발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두 기관 모두 경영 악화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내부 갈등까지 드러나면서 더욱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대구시 산하기관의 잡음과 비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대구문화재단은 대구시 감사에서 채용 비리 사실이 확인됐다. 또 대표가 동석한 회식 자리에서 대표의 지인이 재단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문제가 됐다. 대구경북연구원에서도 내부고발을 한 수습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대구시는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직원이 제기한 예산 부당집행 내용 상당수는 사실로 확인됐다.
거의 매년 산하기관 내부 갈등과 비위 문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발생하고 그때마다 대구시는 철저한 감독과 개선을 약속하지만 산하기관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내부 견제 장치가 없는 시 출자·출연기관은 대구시의 감사 등 외부에서 감시하는 방법이 유일하지만 시가 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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