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인사에 항명했다’는 여권의 입장에 대해 “꼬투리 잡을 게 필요해서 트집 잡는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항명’ 프레임 구축에 당·정·청 어벤저스가 모두 떴다”며 “추미애, 이낙연, 이해찬, 이인영, 홍익표, 이재정에 청와대… 야바위판에 가면 판 주위에 바람 잡는 사람들 있죠. 이분들, 그거 하는 거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퇴하도록 압박하려면 뭔가 꼬투리 잡을 것이 필요하고 그래서 ‘항명’이라고들 단체로 트집 잡고 나선 것”이라며 “하나의 시나리오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데 영락없이 ‘배 째라고 하면 지긋이 째 드리겠다’던 그분의 행태를 빼닮았다”고 지적했다.
‘그분’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맡았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양 원장은 유진룡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배 째 드릴까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끝으로 진 전 교수는 “당·정·청이 모두 나선 것을 보니 돌아가는 상황이 급박하긴 한 모양”이라며 “윤석열 총장, 좌고우면할 것 없이 오직 나라를 위해 무소의 뿔처럼 밀고 나가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사장급 검찰 고위급 인사를 단행한 다음 날인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인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질의를 받고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다. 의견을 내라고 했지만 검찰총장은 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후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충실히 따라야 할 검찰총장이 스스로 정치적 행위자가 되어 본분을 망각한 채 사실상 항명을 한 것”이라며 이른바 항명론에 불을 지폈다.
당시 진 전 교수는 “항명 어쩌구하며 윤석열을 자를 명분을 쌓는 중”이라며 “아마 친여 어용 언론 동원해서 한동안 항명 프레임을 깔아놓으려 하겠죠. 그래서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윤석열을 그때 부드럽게 내보내겠다. 이런 생각이죠”라고 말했다.
박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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