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자하면 보상금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꼬드겨 투자자들로부터 수백억원을 편취한 기획부동산 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1부(박주영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기획부동산업체 회장 A씨(54)에게 징역 6년, 대표 B씨(56)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업체 임직원 C씨(53)와 D씨(54)에게는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 일당은 2014년 7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울산 남구에 기획부동산 업체를 차려 운영하면서 투자자 105명으로부터 57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충남 당진 일대에 3만9600㎡의 공동주택도시개발사업허가를 받아 아파트를 건설하려 한다”며 “분양이 끝나면 토지매입 대금에 상당하는 금액과 추가 수익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사업부지는 자연녹지지역 및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이나 지구단위계획의 변경 없이는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곳이었다. 게다가 A씨 등은 지형측량만 진행했을 뿐 아파트 건설을 위한 사업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실제 매입된 토지는 애초 이들이 제시한 부지 면적의 1/4인 9900㎡에 불과했다.
A씨 등은 2014년 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경북 경산 일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려 한다며 64명으로부터 총 36억37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6개월 이내에 한국토지신탁에서 사업자금이 나오니 그 돈으로 토지매입 대금을 지급하고 분양 후 수익금과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해당 사업부지 역시 일부 지역이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으로 지정돼 있어 용도변경이나 지구단위계획 변경 없이는 4층 이상의 아파트 건축할 수 없는 곳이었다.
A씨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자신들이 매입한 토지 가격보다 5~10배 비싼 가격으로 팔아 폭리를 취했다. 이 같은 범행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수백회에 걸쳐 이뤄졌다. A씨와 B씨의 경우 이미 같은 내용의 부동산 사기 범죄로 기소돼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었다.
이들은 투자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대규모 사업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이 과정에서 허위 사업계획서와 용역계약서 등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분양 사기로 모아진 투자금은 다른 아파트 신축사업의 사업비나 직원들 급여, 회사 운영비 등으로 사용됐다. A씨는 개인적으로 150억원, B씨는 40억원, C씨는 28억원, D씨는 6억원을 챙겼다.
재판부는 “기획부동산 사기범죄는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중대범죄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A씨는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해 그 책임이 매우 무겁고 편취액이 150억원에 이르러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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