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책거리에서 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유창훈 판사)은 21일 동물보호법 위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정모(39)씨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정씨는 이날 법정구속됐다.
정씨는 지난 7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에서 인근의 술집 주인 예모씨가 기르던 고양이 ‘자두’의 꼬리를 움켜쥔 채 바닥에 내리치고 머리를 수차례 발로 밟는 등 잔인하게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날 피고인 심문에서 정씨는 평소 길고양이를 싫어해 고양이를 죽일 생각으로 사료에 세탁세제를 섞어뒀는데 고양이가 이를 거부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피고인에게서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범행 후 물품을 훼손한 점, 가족처럼 여기는 고양이를 잃은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용서받지도 못한 점, 범행으로 인해 사회적 공분을 초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 이후 취재진과 만난 고양이 주인은 “결과에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례적으로 실형이 나와서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동물보호법이 강화돼 많은 동물들이 희생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동물 학대 사건에 벌금형이 구형됐던 것과 비교해 이번 실형 선고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소설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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