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의 작은 섬마을에서 살해된 80대 노인의 시신이 발견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용의자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피해자와 원한 관계가 있는 이웃 주민 등 주변 인물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2일 인천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인천시 강화군 1층짜리 단독주택에 혼자 살던 A씨(84)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달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한 이웃 주민이 A씨 집에 들렀다가 시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이 이웃 주민은 “어머니가 연락을 받지 않으니 집에 한번 가 봐 달라”는 A씨 아들의 부탁에 찾아간 참이었다.
당시 A씨는 머리에 피를 흘린 채 거실 바닥에 쓰러져 숨진 상태였다. A씨가 살던 마을은 강화도 북단에 있는 곳으로, 북한과 맞닿은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인근이다. 해병대 초소 2개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고, 7가구 10여명이 살고 있다.
몇 명 살지 않는 섬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마을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 시신을 부검한 뒤 “머리 뒷부분에서 발견된 상처는 외력에 의한 것”이라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이 같은 국과수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가 둔기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그러나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주요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발생 초기 강화서 강력팀 10명뿐 아니라 인천지방경찰청 강력계 형사 등 30여명을 추가로 투입하고 이웃 주민과 A씨 주변 인물의 행적도 수사했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또, A씨 자택을 정면으로 비추는 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마을 입구에 설치된 CCTV에도 용의자로 추정할 만한 인물의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경찰은 A씨 자택 반경 3km 범위 안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모두 분석하고 있다. 사건 발생 당일 그 주변을 이동한 인물이나 차량이 있는지도 수사 중이다. 평소 A씨와 자주 다투는 등 원한 관계가 있던 인물이 있었는지 등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용의자라고 특정할 만한 이는 아직 없다”면서도 “의심이 가는 인물 몇 명이 있어 알리바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과수의 정밀부검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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