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은 26일 최근 국가배상 판결이 선고된 ‘김제 가족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배상을 지시했다.
조 장관은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과 과거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조기에 재판절차를 종결하고 신속한 권리구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말했다고 법무부가 전했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국가가 패소한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는 “절차에 따라 소송 수행청과 지휘청의 의견을 듣고 항소 여부를 결정하되, 관련 판례를 존중해 항소 포기를 통해 신속한 배상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자행한 간첩 조작 사건이다. 1982년 전북 김제에서 농사를 짓던 최을호씨가 북한에 나포됐다가 돌아온 뒤 조카인 최낙전·최낙교씨를 포섭하는 등 간첩활동을 했다고 당시 수사 기관은 단정했다. 최씨 등은 당시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기술자’ 이근안 경감 등에게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을 했다.
최낙교씨는 검찰 조사 중 구치소에서 숨졌다. 최을호씨는 법원에서 사형, 최낙전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최을호씨의 사형은 1985년 10월 집행됐다. 최낙전 씨는 9년간 복역하다가 석방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유족 19명이 낸 소송에서 최근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조 장관은 또 최근 ‘수원 노래방 초등생 집단폭행 사건’으로 논란이 된 청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라는 지시도 했다. 조 장관은 보호관찰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학생인 점을 감안해 교사와 협업으로 학교생활 적응을 도울 수 있도록 ‘학생 전담 보호관찰관’ 도입을 추진하라고 했다. 학교 밖 청소년 보호관찰을 위한 체험·집중면담·전문심리치료 프로그램도 추진하라고 했다.
조 장관은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 사이 불시에 유선전화로 재택 여부를 확인하는 ‘야간외출제한명령’도 집행체계를 점검해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고 보호관찰 효과를 높이도록 개선하라고 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보호관찰관 증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보호관찰관 1인당 관리대상은 114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 27.3명의 4배에 달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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