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외국인 연구원이 한국인 연수 학생을 성희롱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성희롱 고충 상담원에게 신고를 했지만 외국인 연구단장은 성희롱이 아니라며 오히려 피해 학생을 몰아붙인 것으로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YTN은 전 IBS 대학원 연수 학생인 A양의 말을 인용해 연구원 소속 외국인 연구원이 성희롱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 연구원은 자신의 가슴근육을 자랑하며 A양에게 만져볼 것을 강요한 뒤 A양의 가슴도 만져도 되는지 물었다.
A양이 결재를 요청하자 이번엔 갑자기 “움직이지 마, 노예야”라고 소리치며 서류를 등에 대고 서명했다. A양은 “정말 수치스러웠다. 내 몸에 닿는 것 자체가 기분도 나빴다. 돈 무브, 슬레이브라고 했으니깐 나를 노예로 생각하는 것 같고…”라고 말했다.
IBS는 성희롱이 발생하면 성희롱 고충 상담원에 신고한 뒤 조사를 받는다. 그런데 이번엔 규정에 없는 내부조사위원회가 열렸고 성희롱을 부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A양은 주장했다.
A양은 “연구단 단장이 그 외국인이 내게 키스를 했냐, 손을 잡았냐고 이런 식으로 물어봤다”며 “내가 그런 거 아니다(하니), 그럼 그건 성희롱이 아니라고 그러면서 나에게 무고죄가 뭔지 아냐고…”라고 말했다.
지도 교수격인 외국인 그룹 리더도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며 A양을 몰아붙였다. 이날 A양이 공개한 지도교수와의 대화엔 “나쁜 행동이라고 성희롱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A양은 당황해 “성희롱이 아니라고요?”라고 되물었고 지도교수는 “모든 나쁜 행동이 성희롱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IBS 조사결과 성희롱이 인정됐고 가해자인 외국인 연구원은 3개월 감봉 처분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연구단은 연구단 차원에서 피해자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한 적은 없고, 성희롱 사건이 아니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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