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하늘에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공중선은 도심 미관과 시민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부산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통신관로 매설용 미니트렌칭 시범사업’ 대상지로 연제구 거제동 현대아파트 일대가 선정,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은 이날부터 30일까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대표 통신사업자인 엘지유플러스와 합동으로 전국 최초 저비용 신공법을 적용한 지중화 사업이 진행된다.
도시 공중선은 도시 환경을 헤치는 요인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된 데다 안전 문제가 늘 도사리고 있다.
특히 과적 전봇대의 경우 강풍이나 태풍이 몰아치는 날씨가 되면 쓰러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지자체가 공중선 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연구용역 중인 통신관로 매설용 미니트렌칭 공법은 최소의 폭과 깊이로 도로를 굴착해 전기선과 통신선을 지하에 매설하는 공법을 말한다.
특히 지중화 공법에 견줘 시공속도가 3배 이상 빠르고, 시공비도 절반가량에 그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시는 이번 시범사업 이후 지중화 사업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신공법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시는 2017년 12월 전국 최초로 지역방송·통신사업자와 ‘부산시 공동주 사업 협정’을 체결하고, 도심지 내 난립한 공중선 정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애초 해당 협정에는 시가 공동주를 설치하고 통신사업자는 이용료를 지불해 이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사업비 절감과 정비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달 28일 시와 지역방송·통신사업자 8개 사는 협정을 개정해 시가 공동주 자재를 제공하고, 통신사업자가 직접 공동주 시공에 나서는 것으로 합의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은 공익을 위해 민관이 협력하는 모범적 모델로 공중선 정비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민과 도시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방송·통신사업자와 함께 소통하며 협업을 추진해서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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