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된 장병을 추모하는 ‘천안함 챌린지’를 펼쳐 눈길을 모았다. 주인공은 칠곡군 순심고 2학년 학생 47명이다.
이들은 13일 오전 교내 장디광장에서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46명과 구조 활동 도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를 상징하는 ‘46+1’이라는 집단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어 학생들은 희생 장병 47명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장병의 이름을 3차례 부르는 ‘롤콜’ 행사도 가졌다.
학생들의 천안함 챌린지는 연정진(17세) 군의 주도로 시작됐다.
그는 천안함 장병의 희생에 큰 안타까움을 느끼고 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천안함 챌린지 동참을 결정했다.
친구들도 흔쾌히 동의해 순심고 학생들의 천안함 챌린지가 성사되게 됐다.
그는 행사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고 타 학교로의 확산을 위해 인접 학교에 재학 중인 친구 3명을 지목했다.
연 군은 “천안함 사건으로 그렇게 많은 장병들이 유명을 달리했는지 몰랐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에 더욱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성세대들이 저 또래의 청소년들은 호국과 보훈에는 관심이 없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퍼포먼스를 통해 그런 오해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봉규 순심고 교장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이와 같은 행사를 펼친 것이기에 그 의의가 크다”며 “보훈의 가치와 보훈 없는 호국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백선기 칠곡군수의 제안으로 시작된 ‘천안함 챌린지’는 천안함 추모 배지를 상의에 착용하거나 ‘46+1’이라는 숫자를 종이에 쓰고 호국 영령을 추모하는 글을 남긴 후 다음 참여자 3명을 지명하면 완성된다.
배지 착용뿐만 아니라 그림, 판화, 한국화, 도자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농협, 기관단체장, 주부, 학생 등 각계각층의 동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접 자치단체 고령군과 성주군으로 확산되고 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일상의 삶 속에서 보훈을 실천하는 문화의 확산을 위해 천안함 챌린지를 마련했다”며 “호국평화의 도시인 칠곡에서 시작된 이번 챌린지를 통해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드높이고 올바르게 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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