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3000만원 상당의 엔화를 담안 가방을 분실했던 70대 재일교포가 환경미화원과 경찰의 도움으로 돈을 찾았다.
5일 부산경찰청 공항경찰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40분쯤 김해공항 국제선 보안구역을 청소하던 환경미화원 A씨(49·여)는 의자 밑에 놓인 갈색 가방을 발견했다. A씨는 가방 주인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이튿날 새벽 이 가방을 분실물로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공항경찰대는 가방 안에서 3개로 나뉘어 묶인 돈 뭉치를 확인했다. 엔화로 291만엔. 우리 돈으로 3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공항경찰대 직원들은 가방 속에 있던 은행서류를 토대로 공항 내 은행·세관의 협조를 구했고 추적 끝에 분실자를 찾아냈다.
가방의 주인은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는 재일교포 B씨(72·여)였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지난달 29일부터 가족들과 함께 부산을 여행하고 귀국길에 한국은행에 예치했던 예금 중 일부를 출금했다 실수로 가방을 공항에 놓고 일본행 비행기를 탔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방 안에 들어있던 돈은 B씨 부부의 노후자금 중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일본에 도착한 후에야 분실 사실을 알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중 한국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 B씨는 이날 딸과 함께 다시 김해공항을 찾아 무사히 가방을 돌려받았다.
B씨는 “3대가 행복해야 할 부산 가족여행이 자칫 아픈 상처로 남을 뻔 했는데, 한국의 따스한 마음으로 또 한 번의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세관 외화신고 안내까지 도움을 준 한국 경찰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백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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