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의 발단이 된 폭행 사건 신고자 김상교(29)씨가 19일 오전 10시10분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포토라인에 선 김씨는 “공권력이 (진실을) 막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른 피해자가 더는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클럽 이사와 서로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클럽 내에서 여성 2명을 강제추행 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클럽 관계자로부터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 경찰에게도 맞았다”며 관할 경찰과 버닝썬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폭행 피해자인 자신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고, 버닝썬 관계자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성추행 역시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씨의 폭로 이후 경찰 유착 외에도 마약 유통, 성 범죄 등 버닝썬에 대한 각종 의혹이 터져나왔다. 버닝썬 사내이사를 맡았던 가수 승리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됐다. 공동대표 이문호씨는 모발에서 마약류가 검출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상교씨 경찰 포토라인 일문일답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온 이유는 지난해 11월 24일 버닝썬 폭행 사건에 대해 많은 분이 제가 쏘아 올렸다고 하는 작은 공 사태에 대해 폭행 사건 당사자인 버닝썬 이사, 관련 경찰분께 명예훼손 고소를 당해서 이 자리에 오게 됐다. 이렇게 사태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피해자들과 제보자들이 많이 나타났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국민께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하루하루 절규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에 어려운 길이 될 것 같았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왔다.
집단폭행에 가담한 인물 중에 버닝썬 VIP로 의심되는 인물 없나?
=그거에 대해서는 제가 많이 밝혀달라고는 말씀드렸다. 저도 정확히는 다 모른다.
국가가 막는다는 글을 올렸는데 어떤 생각이었나?
=공권력이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부분이 그런가?
=(폭행 사건 당시) 제가 112에 신고했었다. 저는 폭행 피해자였고 국가 공공기관에 보호받기 위해서 112에 신고를 했고, 도움을 받기 위해 신고를 했는데 단순하게 도움을 받지 못했다. 도움을 받지 못했고, 저 말고 다른 유사한 피해자들이 많다는 걸 느꼈고, 그래서 그런 표현을 쓰게 됐다. 이런 것을 알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못 알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알게 돼서 그런 표현을 썼다.
여성 2명에 대한 성추행 혐의를 부인해왔는데 여전히 입장 변화가 없나?
=그렇다.
역삼지구대에서도 (버닝썬과) 유착이 있었다고 보나?
=그렇다.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본 건지?
=의혹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혹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확신할 수 없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전체적인 상황을 봤을 때는 의혹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
명예훼손이나 다른 혐의도 받고 있는데 그런 것도 입장 변화가 없나?
=그렇다.
경찰관 증거인멸 부분도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추후 수사 기관에서 정확히 밝혀주시는 게 좋지 않나라고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제가 겪은 의혹들이나 그런 것에서는 저는 수사기관에 많이 맡기고 싶고 그런 걸 진실규명을 좀 정확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은 사태가 커져서 국민 여러분께서 어두운 사회의 면도 알게 되시고 저 역시도 그 부분을 계속 언급하고 보여주는 게 힘들었다. 굉장히 힘들었는데 다음 사람들한테는 피해자가 안 생겼으면 좋겠다. 저는 그거면 충분하다.
그러면 성추행은 절대 아니라는 건가?
=그렇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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