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여당인 자민당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4선론’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당원들이 차기 당 총재에 적합한 인물로 아베 총리를 꼽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 국민은 아베 총리의 4선에 부정적이면서도 ‘포스트 아베’에 적합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9~10일 전국 자민당 당원 10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당 차기 총재로 어울리는 국회의원을 질문한 결과 아베 총리가 가장 많은 25%를 얻었다. 다음으로 지난해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경쟁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21%를 차지했다. 이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의원이 9%,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이 6%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날 산케이 신문사와 FNN(후지 뉴스 네트워크)가 지난 16~17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총리의 총재 4선에 반대하는 비율이 59.3%로 나왔다. 지지한다는 응답은 절반 수준인 31.1%였다. 다만 아베 이외에 총리 후보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있다’는 21.3%, ‘없다’는 68.4%로 나타났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총재는 사실상 일본의 총리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3번째 임기를 시작한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총재 임기를 확보했다. 그런데 3번째 임기를 시작한지 6개월도 안돼 4선론에 대한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아베 4선론은 지난 2월 아베 총리 지지 파벌 중 하나인 니카이파의 하야시 모토오 간사장대리가 언급하면서 본격화 됐다. 얼마 뒤 아베 총리와 가까운 가토 가쓰노부 당 총무회장이 “국민들 사이에 ‘한 번 더’라는 목소리가 나온다면 그런 상황이 조성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지난 12일 자민당내 2인자 격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아베 4선에 대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거론해 파장이 커진 상태다. 니카이 간사장은 “당칙 개정을 필요로 하지만 아베 총재를 다른 인사로 대체하기 어려운 상황일 경우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야당과 자민당의 ‘포스트 아베’ 주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일본 언론은 4선론을 아베 총리의 구심력 유지를 위한 노림수로 보고 있다. 아직 2년6개월이 남았지만 총리 임기가 정해진 이상 레임덕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올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할 경우 본격적으로 4선론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베 총리는 4선론이 나올 때마다 “당의 규약이 금지하고 있다. 룰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며 현행 자민당 총재 임기인 2021년 9월까지는 퇴임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6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당시 니카이 간사장이 당규 개정을 주도했고, 이듬해 ‘연속 2기 6년’으로 정해진 총재 임기가 ‘연속 3기 9년’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아베 총리는 지난해 지난해 총재 선거에 출마해 이시바 전 간사장을 꺾고 3연임에 성공했다.
한편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2월 16~17일 조사 대비 1.2 포인트 감소한 42.7%, 불(不)지지율은 0.1 포인트 감소한 42.8 %로 지지와 거의 비슷했다. 주요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 34%, 입헌민주당 9.6%, 국민민주당 0.9 %,공명당 4.6%,공산당 3.4%, 일본 유신회 2.8% 순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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