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4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만나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 관련 한국정부의 조치에 감사를 표했다. 졸리는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다.
법무부와 UNHCR에 따르면 졸리는 이날 오전 11시 쯤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청사를 찾아 박 장관과 40~50분간 대화를 나눴다. 졸리는 박 장관에게 지난 5월 제주도에 도착한 500명 가량의 예멘인을 지원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졸리는 난민들이 출신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보호를 제공하는 동시에 철저한 심사제도를 구축을 요구했다.
또 국내 정기후원자 23만 명을 포함한 많은 개인 후원자가 상당한 규모의 금액을 UNHCR에 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쟁과 실향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경제강국 대한민국이 난민보호에 있어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졸리는 3일 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씨와 만나 제주에 유입된 예멘인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함께 각국의 난민촌을 방문했던 경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졸리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예멘 위기상황의 종식을 위해 부끄럽도록 더디게 행동해 왔다”며 “국제법에 근거한 응대와 공동의 책무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모든 국가가 더 심한 불안정과 위험상황의 영향권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졸리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UNHCR 친선대사로 활동후 특사로 임명됐으며 정씨는 2015년에 친선대사로 임명됐다.
한편 법무부 산하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달 17일 제주 예멘 난민심사 대상자 484명 중 339명에 인도적 체류허가를 했고, 34명은 불인정, 85명은 보류 판정을 했다고 밝혔다.
인도적 체류 허가는 난민법상 난민 인정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강제추방하면 생명, 신체에 위협을 받을 위험이 있는 경우 인도적 차원에서 임시로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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