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꼽은 ‘2017 가짜뉴스상’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미국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저격하며 언론과 전쟁을 마다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때문에 내용이 공개되자마자 접속자가 폭주해 사이트가 한동안 마비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17일(현지시간) 미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블로그에 그의 지지자들이 꼽은 ‘2017 가짜뉴스상’ 총 10개가 공개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부패하고 편향된 주류 언론”에 주는 가짜뉴스 시상식을 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1위는 폴 크루그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자 뉴욕시립대 교수가 차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동안 미국 경제가 회생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지지자들은 그의 예측과 달리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ABC방송이 보도한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게 러시아 관리를 접촉했다고 지시했다는 내용과 타임 발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마틴 루서 킹의 흉상을 철거했다는 보도도 포함됐다.
특히 CNN의 보도가 많았다. 10개의 기사 중 CNN 기사가 총 4건을 차지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공연한 앙숙관계다. 트럼프 부자가 위키리크스 민주당 문건 공개 전 ‘조심하라’는 이메일을 받았다는 기사와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이 러시아 측과 비밀 접촉을 했다는 취지의 기사 등이 포함됐다.
공화당은 “2017년은 무자비한 편견과 불공정한 보도, 가짜뉴스의 한해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대한 보도 90% 이상이 부정적이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상을 받은 언론사들이 오류를 인정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두 실수를 하지만 중요한 건 오류를 인정하고 바로잡았느냐 여부”라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10건 중 최소 8건은 오류를 바로잡았고 그 중 2건은 해당 기자가 오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거나 정직 처분을 받았다. 또 2건은 기사로 발행되지 않은 트윗이었고 즉시 정정됐다. 트럼프 대통령 부자의 위키리크스 문서 접근에 대한 CNN 보도와 관련해선 WP, 월스트리트저널(WSJ), NBC 등 다른 언론들은 CNN의 기사가 잘못됐다고 내보냈다. 또 CNN은 보도 후 오류를 인정하고 이메일을 받은 시점을 ‘문건 공개가 된 이후’라고 정정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는 트위터에서 “우리는 가짜뉴스 논란을 환영하지만, 기성 언론과 더불어 트럼프 정부가 빈번한 허위 정보의 출처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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