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 참사 당시 화재 진압 초기 ‘골든타임’ 18분 동안 먹통이 됐던 충북소방본부 무전기의 절반 이상이 7년을 초과한 노후장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자유한국당 홍철호(경기 김포을)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충북소방본부가 보유한 1545대의 무전기 가운데 58%에 이르는 897대가 내용연수(이용가능 연수)가 7년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 37%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66%, 인천시 61%, 창원시 60%에 이어 네 번째로 노후화가 높았다.
홍 의원은 "무전기가 노후화되면 전파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원활한 무선소통체계 구축이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21일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때도 소방무전기를 이용한 교신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제천 화재 참사 유족위원회가 공개한 화재 발생 당시 소방대의 무선교신 녹취록을 보면 오후 4시 2분부터 20분까지 18분간 교신 내용이 없다. 첫 화재 신고 접수 시간이 오후 3시 53분인 점을 고려하면 생존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에 해당한다.
당시 소방당국은 "전파 간섭이나 잡음이 심해 청취가 어려운 무전 녹음은 녹취록에서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무전기가 노후화돼 소방본부 상황실과 현장 간 교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내용연수가 지난 노후 소방장비들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해 조속히 신형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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