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학교 후배를 성폭행한 뒤 먼저 유혹했다며 발뺌한 10대 고등학생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석재)는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A군(17)에게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A군에 대해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군이 재판에 성실하게 임한 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점을 감안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A군은 2016년 1월 9일 오후 6시쯤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학원 화장실에서 같은 학교 후배 B양(당시 15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군은 2015년 12월 27일에도 “시계를 돌려주겠다”면서 B양을 전주의 한 학원 화장실로 불러내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B양에게 “치마를 입고 오라”고 요구한 뒤, B양이 옷을 갈아입기 위해 화장실로 가자 뒤따라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다.
A군은 조사 과정에서 “B양을 추행한 사실이 없고, B양이 먼저 (나를) 유혹해 스킨십을 하다 자연스럽게 관계를 가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건 직후 A군이 B양에게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어. 진심으로 미안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이들의 평소 관계로 볼 때 B양이 피고인을 무고할 동기가 없다고 판단해 A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같은 학교 학생인 피해자를 화장실로 불러내 추행하고 강간한 것으로 그 죄질이 무겁다”며 “비록 피고인이 초범이고 나이가 어린 소년범이지만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부인하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동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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