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자금을 자택 인테리어 공사 비용으로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부가 경찰에 출석 연기를 요청했다. 조 회장 부부 측 변호인은 조 회장의 건강 악화에 따른 신병치료와 이 이사장의 남편 간호를 이유로 22일 출석 연기 요청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출석 연기 사유의 객관적인 근거가 될 수 있는 진단서를 요청했고, 변호인은 23일 중으로 경찰에 제출키로 했다. 조 회장 부부는 현재 해외에 머물고 있다.
당초 경찰은 조 회장에게 24일 오전 10시,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이사장에게는 25일 오전 10시에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를 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조 회장 부부가 국내에 입국하는 대로 소환 날짜를 다시 조율해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회장 부부는 현재 외국에 있으며 입국하는 대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경찰은 2013년 5월∼2014년 8월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될 당시 공사비용 중 30억원가량이 그룹 계열사 대한항공의 '인천 그랜드 하얏트호텔 웨스트 타워' 신축 공사비에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가담한 혐의로 16일 회사 고문 김모(73)씨를 구속하기도 했다.
경찰은 조 회장 부부가 공사비 유용에 관여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들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한진그룹과 더불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삼성 일가 자택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도 유사한 비리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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