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로 모기 잡는다… 유충 먹는 '광릉왕모기' 사육 성공

Է:2017-08-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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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왕모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9일 흡혈 모기류의 유충을 잡아먹는 광릉왕모기를 사육해 모기를 방제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모기 잡는 모기'를 대량으로 길러내 모기 퇴치에 동원할 수 있게 됐다. 광릉왕모기는 피를 빨아먹지 않아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하와이, 사모아 제도, 태국 등지에서 모기 잡는 모기를 도입한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서 천적을 번식시켜 모기 방제에 활용하는 건 처음이다. 기술원은 광릉왕모기를 인공적으로 번식시키기 위해 암막 사육장을 개발했다. 광릉왕모기의 짝짓기, 산란, 실내 번식을 유도한 결과 사육 기간 50일 동안 광릉왕모기 암컷 한 마리에서 600마리 이상의 광릉왕모기 개체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광릉왕모기와 같은 왕모기족은 유충일 때는 다른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고 성충이 돼도 암수 모두 흡혈하지 않는다. 대신 벌처럼 꽃의 꿀을 섭취하고 꽃가루를 매개한다. 성충 크기는 1.5~2㎝다. 광택이 나며 주둥이가 아래로 굽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오래된 숲에 서식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나 뎅기열을 옮기는 숲모기와 서식 환경이 유사해 지카·뎅기열 예방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광릉왕모기 유충.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광릉왕모기는 인공적인 사육 환경에서 번식이 매우 어려웠다. 기술원은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60㎝인 사육장을 만들어 검은 시트지로 두르고 상단에 직경 15㎝의 창문을 설치했다. 빛에 이끌려 모여든 광릉왕모기가 자연스럽게 짝짓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광릉왕모기 유충 한 마리는 하루에 약 26마리의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다. 유충 기간인 약 16일 동안 416마리의 모기 유충을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친환경 모기방제 기술은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정책기반 공공기술개발 사업 중 하나로 연구는 고려대 배연재 교수팀이 맡았다.

연구진은 경기도 남양주의 고려대 부설 덕소농장에서 대량 사육 연구를 진행해 왔다. 타이어, 화분 등에 야외 트랩을 설치해 모기를 확보하고 정량조사를 하고 있다. 최근 조사를 진행한 결과, 광릉왕모기의 유충이 확인된 트랩에서는 평균 2마리의 모기만 발견된 반면 광릉왕모기의 유충이 없는 트랩에서는 평균 105마리의 모기가 발견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15년에도 친환경 모기방제 기술로 잔물땡땡이 활용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확보한 광릉왕모기 사육 기술을 함께 적용해 각 지자체에 이전할 계획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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