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의 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전북의 서남대학교가 결국 폐교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울시립대와 삼육대가 제출한 인수 계획서를 교육부가 반려했기 때문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곳곳에선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어른들이 잘못으로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교육부 서울시립대와 삼육대가 제출한 인수계획을 검토했지만 정상화에 적합한 방안이 아니어서 반려시키고 폐교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또 두 대학 모두 서남대 재정지원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의대 발전 방안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사학비리로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대학의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 방안이 미흡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사학비리 척결이라는 현 정부의 공약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결정을 2일 공식화 할 예정이다.
서남대는 2012년 이홍하 당시 이사장이 교비 1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후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으며 폐교 위기에 놓였다.
지난 4월 이사회를 열어 서남대 인수를 희망한 4곳 중 서울시립대와 삼육대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정상화 방안을 모색했었다. 삼육대는 10년간 1650억원, 서울시립대는 300억원을 들여 서남대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두 대학의 재정기여 계획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두 차례나 보완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원 조달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아 반려됐다. 더욱이 올해 의학교육평가 인증에 실패해 내년 의대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졌다. 서남대 구 재단은 8월31일자로 서남대 폐지와 서남학원 해산을 의결해 교육부에 제출하개도 했다.
서남대가 폐교되면 서남대 학생들은 인근 대학으로 편입하게 된다. 서남대 의대 정원은 전북대와 원광대 등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서남대 폐교 소식에 전북지역 여론은 들끓고 있다. 서남대 관계자는 “서울시는 서남대 인수를 위해 내년 예산 736억 원을 편성하기로 하고 의회 승인만 남은 상태였는데 교육부가 폐교 방침을 미리 정해 놓고 대학 정상화 노력을 무산 시켰다”고 반발했다.
전북도 관계자도 “서남대를 폐교하면 득을 보는 건 결국 횡령한 이홍하씨 일가”라며 “교육부가 설립자의 횡령금 330억원을 내도록 했지만 이는 법적 근거가 없고 관행적으로 행한 것이어서 폐교 후 남은 재산은 이 씨의 딸이 소속된 신경학원으로 가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서남대 폐교가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본다는 비판 의견이 대부분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폐교보다는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사학비리 척결을 위해 폐교해야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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