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오페라계의 디바들이 올해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르네 플레밍, 안나 네트렙코, 디아나 담라우, 리즈 린드스트롬 등 4명이 그 주인공이다. 오페라 팬이라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들 네 소프라노의 공연을 놓치기 어려울 것 같다.
‘미국의 국민 디바’로 불리는 르네 플레밍(58) 7월 3일이 첫 스타트를 끊는다. 플레밍은 198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의 전국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우아한 외모, 화려한 목소리, 능숙한 기교, 무대에서의 존재감 등을 고루 갖춘 그에게는 ‘오페라의 백작부인’이란 별명이 따라다닌다.
클래식만 아니라 재즈, 락, 오페라 등 다른 장르와의 협업에도 적극적인 그는 2014년 미국인들의 축제인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서 클래식 성악가로는 최초로 미국 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TV와 라디오 방송의 진행을 자주 맡아온 그는 메트 오페라 공연 실황을 상영하는 ‘메트 인 라이브 HD’ 사회자로도 친숙하다. 2002년 3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첫 독창회 이후 두 번째 내한인 이번 공연에서는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 넘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오페라의 슈퍼스타’ 안나 네트렙코(46)는 남편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와 함께 10월 9일 두 번째 내한공연을 가진다. 지난해 네트렙코의 첫 번째 내한 공연은 단숨에 매진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 출신의 네트렙코는 1993년 글린카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같은 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극장에 입단했다. 이듬해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수잔나로 데뷔하자마자 러시아 대표 프리마돈나로 등극했다. 이후 출중한 노력 실력뿐 아니라 배우 못지않은 미모와 연기력을 앞세워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과 페스티벌의 주역을 도맡아 왔다. 특히 오페라 아리아 음반을 내며 성악가로는 처음으로 뮤직 비디오를 찍어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의 프로그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요 오페라의 아리아들을 들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21일 첫 내한공연을 펼치는 디아나 담라우(46)는 독일 출신으로는 드물게 벨칸토 오페라에 주력하는 세계 정상의 소프라노다. 20대에 이미 완벽한 콜로라투라 테크닉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2000년대 모차르트 ‘마술피리’ 밤의 여왕 역으로 전세계 오페라 팬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2007년 메트에선 밤의 여왕과 딸 역인 파미나 역을 번갈아가며 노래해 객석의 열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모차르트, 로시니 작품이 어울리는 콜로라투라 레제로 배역에서 출발한 그는 나이를 먹으면서 목소리의 미세한 변화와 함께 다양한 배역을 소화했다. 베르디 ‘리골레토’의 질다처럼 리릭 배역 그리고 ‘라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처럼 리릭과 스핀토의 중간쯤이 맞는 배역까지 순조롭게 스펙트럼을 확장시켰다. 2008년과 2014년 ‘세계 최고의 여성 성악가’로 꼽히기도 했다. 그동안 DVD로만 그를 접했던 팬은 라이브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쁠 것 같다.
미국 출신으로 국제 무대에서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는 리즈 린드스트롬(44)도 12월 9일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그는 ‘당대 최고의 투란도트’로 불리는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이면서 묵직한 소리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세계 주요 오페라 페스티벌과 극장이라면 아직까지 투란도트 역에 그를 캐스팅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다. 그러나 드라마틱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를 가진 그는 바그너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독일 오페라에서도 빛을 발한다. 덕분에 미국 소프라노로는 드물게 유럽 극장의 독일어 오페라에 자주 캐스팅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오페라 ‘투란도트’의 콘서트 버전에 출연한다. 오는 7월 영국 로열오페라의 ‘투란도트’에서 상대역 칼라프 왕자로 출연하는 한국 테너 김재형이 서울에서도 함께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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